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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시한폭탄 ‘복부대동맥류’

사이언스타임즈

2009-04-01


뱃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지고 사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심장과 허리 아랫쪽을 연결하는 굵은 동맥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대량출혈로 이어지는 복부대동맥류는 일종의 시한폭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관상동맥 파열 등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세간의 주목을 받아오던 여타의 혈관질환들에 비하면 매우 생소한 질환이긴 하다.
그러나 복부대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4%,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4~9%가 환자일 만큼 유병률도 적지 않거니와 앞으로 인구의 고령화 추세에 맞추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으며 흡연을 하는 남성의 경우 필히 복부 초음파를 이용한 복부대동맥류 선별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흡연, 남성, 심혈관질환이 가장 큰 위험인자=

한림대의료원 응급의학과 안희철・최정태 교수팀이 2004년 3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응급실로 내원해 복부초음파검사를 받은 65세 이상 환자 444명(남 185명, 여 259명)을 대상으로 복부대동맥의 직경을 측정한 결과 남자, 흡연,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서 복부대동맥 직경이 가장 넓어 복부대동맥류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환자들의 복부대동맥 최대 직경 평균은 2.08㎝였다. 성별, 흡연력, 고혈압 유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유무, 나이가 많고 적음(80세 기준)을 비교한 결과, 남자는 복부대동맥 최대 직경이 2.17㎝로 여자 2.01㎝보다 더 컸고, 흡연자가 2.16㎝로 비흡연자 2.05㎝보다 컸으며,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2.35㎝)와 없는 경우(2.07㎝)가 큰 차이를 보였다. 고혈압 병력의 경우에도 고혈압 2.10㎝, 정상혈압 2.06㎝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나이, 뇌혈관질환 유무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파열 여부 따라 수술 후 사망률 10배 이상 차이=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가장 큰 동맥으로 우리 몸 전체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이 대동맥이 복부 부위에서 혈관내벽이 약화되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경우를 ‘복부대동맥류’라고 한다.
정상적인 복부대동맥 직경은 약 1.5㎝ 내외로, 직경이 3㎝ 이상이거나 정상 복부대동맥의 50% 이상 확장, 국소적인 팽창이 보일 경우 복부대동맥류라고 진단한다. 6㎝ 이상이 되면 파열 위험이 크며, 대동맥이 파열될 경우에는 대출혈을 일으켜서 쇼크 상태에 빠지고 심장이 멈추면서 사망한다. 직경이 6cm를 넘어가면 약 50%에서 1년 내에 파열된다는 보고도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부분 무증상이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체 환자 중 40~50%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며, 특히 파열된 복부대동맥의 사망률은 90%를 넘는다. 복부대동맥류의 수술 성적은 외과적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좋아지고 있지만, 파열로 인해 응급 수술을 한 경우에는 사망률이 30~60% 정도로 아직 매우 높다.
하지만 파열 전에 동맥류를 발견한 경우 수술 후 사망률이 2~6%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해 노인환자의 무증상성 복부대동맥류를 조기에 찾아내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무증상성 대동맥류의 수술 또한 증가하고 있다.


◆파열되기 직전까지도 증상 없는 경우 많아=

복부대동맥류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로 탄력성을 잃어버린 혈관벽이 혈압을 견디지 못해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외상, 또는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폐기종, 동맥벽의 염증 등 혈관벽을 약하게 하는 질병들이 원인이 되며, 마르판증후군 같은 유전적 질환을 가진 환자도 복부대동맥류에 취약하다.
대부분의 복부대동맥류 환자는 어떤 증상도 느끼지 못한다. 일단 상태가 악화되어 증상이 나타나면,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을 복부에서 감지하게 되고 불안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특별한 통증은 없지만, 대동맥류가 터질 만큼 부풀어 오르면 뼈나 장기를 압박해서 배나 허리에 통증이 올 수 있다.
파열 후에는 복부와 허리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 남성 중 흡연, 심혈관질환, 고혈압 등 복부대동맥류의 위험인자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경우 반드시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에 감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경 5~6㎝ 이상인 경우에는 인조혈관 삽입수술=

일단 복부대동맥류로 진단이 된 경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상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대동맥의 팽창 속도가 빨라서 파열의 가능성이 보일 때, 또는 크기가 5㎝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대동맥류를 절제하고 인조혈관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기 환자에게는 전신마취 없이 다리 동맥을 통해 철사 망을 삽입하는 ‘스텐트 그라프트(stent-graft) 삽입술’을 시행한다. 인조혈관에 쌓인 금속그물망을 대동맥 내에 삽입해 동맥류를 막는 치료이다. 물론 질병이 있는 혈관이 아예 대체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적지만 대동맥류 파열의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위와 환자의 동반 질환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시술 후 5년 이내에 파열될 위험도는 약 1.5%로 보고되고 있다.


◆동맥경화 예방 노력과 금연이 가장 중요=

대동맥류만 선택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없고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평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며,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또한 유전질환인 마르판증후군 환자는 대동맥판 부전이나 대동맥 박리를 막기 위해서 조기에 수술을 하기도 한다.
동맥류 특유의 통증이 있거나 ▲통증이 없더라도 배에서 박동하는 덩어리가 만져진다거나, 단순 흉부 X-선 검사에서 종격동에 덩어리가 있다고 할 경우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대동맥이 늘어나 있으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동맥류의 팽창에 의한 주위 장기 압박의 증상을 보일 때는 증상만으로 진단이 힘들다.
이런 경우 각 해당 분야의 전문의 진찰을 우선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일단 대동맥류로 진단 받은 환자들이 흉통이나 복통을 심장 박동에 따라 느낄 경우에는 대동맥류의 팽창을 의심해야 한다.